Vol.11 凿壁偷光[záobìtōuguāng]

서한(西漢)시대 광형(匡衡)이라는 아이가 있었다.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농민의 집에서 태어난 광형은 너무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가 없었다. 책을 살 돈이 없었던 광형은 빌려 보기로 했다. 하지만 이때만 해도 책은 매우 귀한 것 이어서 누구도 함부로 책을 빌려주려 하지 않았다.

광형은 농사일이 바쁠 때면 부잣집에 가 일손을 도왔다. 그리고 품삯대신 책을 빌려달라고 청했다. 광형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밭에서 곡식을 거두고 일을 했다. 그리고 잠깐 틈이 나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보았다. 그러다 보니 책 한 권을 다 읽는데 한 달의 긴 시간이 걸리곤 했다.

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던 광형은 마음이 조급해져 고민하다가 밤 시간을 이용해 책을 보기로 했다. 하지만 등불조차도 살 형편이 되지 않았다.

어느 날 광형은 잠자리에 누워 낮에 보았던 책을 외우다가 벽에 난 구멍에서 옆집의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. 벽 가까이에 선 광형은 날카로운 것으로 구멍을 좀 더 크게 뚫어 빛이 더 많이 들어오도록 했다. 그리곤 옆집에서부터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책을 보기 시작했다. 이렇게 광형은 공부를 했고 나중에는 큰 학문적 소양을 지닌 학자가 되었다.